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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 |
'삼국유사' 「기이」 동부여에 의하면 임오년에 대소가 죽자 나라가 없어졌다고 했다. 또한 '삼국사기' 「고구려본기」 대무신왕조에서 추모왕이 즉위한 후 59년이 되던 해에 대소가 죽었다고 되어있는데, '삼국유사' 「기이」에서는 그 해를 임오년이라 한 것이다.
따라서 고구려 건국연대를 기원전 217년으로 비정하면, 여기서 가리키는 임오년은 기원전 159년이다. 그러나 '삼국사기'에 대무신왕이 말하기를 ‘비록 왕을 죽였지만 그 나라를 멸망하지 못했다.’는 기록을 보면 동부여가 대소의 죽음에 의해 곧바로 멸망한 것은 아니다. ‘대소의 아우가 갈사수에 나라를 세웠다’, ‘부여왕의 사촌동생이 만여 명을 이끌고 투항했다’는 등의 기록에 의해 추론해 볼 때 동부여는 지리멸멸하게 흩어지기 시작하여 결국은 고구려의 속국이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은, 갈사국이 바로 옥저이자 동부여인데, 태조대왕 4년에는 동옥저를 정벌하고 16년에 갈사왕이 항복해왔다는 것을 보면 지리멸멸하게 흩어져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광개토경평안호태왕 능비에 ‘영락20년 동부여가 속국이었는데 중간에 배반하여 왕이 친히 군대를 이끌고 가서 토벌하였다’는 것을 보면 태조대왕 16년에 완전한 속국이 되었는데 중간에 이탈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우리가 갈사국이라고 일컫는 동부여, 특히 북동부여는 신채호가 '조선상고사'에서 “대소가 죽자 동부여는 두만강 이북의 북동부여와 두만강 이남의 남동부여로 나누어졌고, 이것이 바로 북옥저와 남옥저다. 북옥저는 얼마 후에 고구려에 투항하여 나라가 없어졌고, 남옥저는 문자왕 3년에 비로소 고구려에 병합되었다.”고 말한 것처럼 태조대왕 16년에 모두 투항한 것으로 보아도 무난할 것이다.
그러나 북동부여가 투항한 것을 '삼국사기'가 기록한 대로 태조대왕16년인 서기 68년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갈사국을 세운 대소의 아우는 추모왕 시대의 사람임으로, '삼국사기'의 기록 보다 180년을 앞당긴 기원전 112년으로 보아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정리를 하면 북동부여를 속국으로 삼은 기원전 112년은 한사군 설치 4년 전이고, 고구려는 이미 북동부여까지 복속한 것이다.
또한 '삼국사기'에 의하면 추모왕은 행인국을, 대무신왕은 개마국과 구다국을 정벌하였다. 행인국은 오늘날의 함경북도 일부에 걸쳐 있었고, 개마국은 오늘날의 개마고원 일대에 자리하고 있었으며 구다국은 그 이웃국가였음으로 함경도(지금의 양강도) 지방으로 영토를 확장한 것이다. 그리고 북옥저는 곧 북동부여이니 그 강역은 연변지구와 연해주에 해당하는 것으로 고구려가 동으로는 연해주에 달하는 영역을 확보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서쪽은 양맥국을 정벌하게 하였다고 했으니, 양맥은 오늘의 태자하인 대량수 상류지역에 살고 있던 사람들이다.
그것은 고구려가 서쪽으로는 이미 요녕성 깊숙이 요하 가까이에 진출해서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유리왕 11년 부분노의 계락으로 선비를 복속하였다는 것은 기원전 189년에는 부분노의 계략으로 요하의 한 지류인 시라무렌강(西拉木倫河: 서랍목륜하) 유역에 살고 있던 선비족을 속국으로 삼았으니 서북방면의 정세를 안정시킨 것이다.
따라서 한 무제가 위만조선을 침략하던 시기의 고구려 영역은 남으로는 함경도에 이르며 동으로는 연해주에, 서쪽으로는 요하 가까이에 이르는 태자하 상류, 서북쪽에서는 요하지역까지 도달했던 것이다. 그리고 북으로는 북부여와 접하고 있었다. 북부여의 서쪽 경계는 서요하 일대이고, 북쪽 경계는 흑룡강까지이니, 한사군의 설치는 위만의 반란으로 불조선의 이름을 바꾸고 생겨난 위만조선에 해당하는 지역을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난하와 요하 유역의 일부를 차지했을 뿐이다.
그리고 광개토경평안호태왕 능비에 고구려는 추모왕이 북부여에서 나와 건국했다고 했으며, '후한서' 「고구려전」에 “고구려는 일명 맥이라고도 한다”는 기록을 볼 때, 고구려와 부여는 분명히 같은 맥족의 나라임으로, 만주의 어느 곳에도 중국문화는 자리할 수 없었고 우리선조들의 고유한 문화가 존재했던 것이다.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칼럼니스트/영토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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