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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이 배워야할 정조의 교훈은 도대체 무엇인가! 그의 일생을 통해 사상과 업적 뒷면에는 무엇이 존재하고 있었는가! 첫째, 정조가 추구하고자 하였던 왕국은 무엇이었는가! 정조는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 경과에 합격한 무사들을 호위무사로 편입 뒤 장용위를 설치해 지도력과 통솔력을 발휘했다. 뿐만 아니라, 과거제도 개선을 위해 대과는 규장각을 통해 그가 직접 모든 것을 관장하여 불필요한 과거제도를 폐지했다.
그리하여 만년에는 각 도에서 행해지는 소과제도를 혁신하고자 주나라의 고사를 빌려 빈흥과를 설치하였다. 빈흥과는 정조가 직접 과거 시험문제를 출제하여 이 문제를 규장각신이 가지고 과거시험장에 내려가 시험지를 개봉하고 과거시험 답안지를 거두어 규장각에 가지고 와서 정조의 주관 아래 채점하여 합격자를 발표하도록 했다.
무과에서도 몇 차례 경과를 통해 많은 인재들을 배출하면서 《병학통》·《무예도보통지》 등의 정예병 양성에 필요한 병서들을 편찬하여 널리 보급했다. 또한 융정으로는 기존 5군영보다 친위군영인 장용영을 중심으로 병력을 강화하고, 서해의 해방을 위해 교동의 통어영과 강화도 경영에 힘썼다. 또한 정조는 왕권의 강화 및 국가안위를 위하여 문의 규장각과 무의 장용영을 설립했다. 이를 통해 정조가 원했던 왕국은 문의 규장각과 무의 장용영이 더욱 발전하여 조선이라는 나라를 동아시아 삼국 중에서 가장 거대한 왕국으로 만들고자 했다. 이러한 내용들이 각종 고서의 원전기사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둘째, 정조가 남긴 위대한 업적은 무엇이었는가! 정조가 남긴 업적에는 규장각의 설립, 《일성록》의 편수, 장용영의 설립, 형정의 개혁, 궁차징 세법의 폐지, 《자휼전칙》의 반포, 《서류소통절목》의 공포, 노비추쇄법의 폐지, 천세력의 제정 및 보급, 통공정책의 실시 등을 손꼽을 수 있다. 또한 무예인들에게 큰 감명을 준 서적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무예도보통지》이다. 《무예도보통지》는 규장각의 검서관인 박제가(1750~1805)·이덕무(1741~1793)와 장용영의 초관인 백동수(1743~1816) 등이 정조의 지시에 의해 편찬한 것으로 그 내용에는 임진왜란을 겪으며, 이 땅에서 서로의 우위를 겨루었던 중국의 창류, 일본의 도류무예가 한국자체의 여러 무예들과 함께 정리되어 있다.
이 자료는 조선중기 선조 31년(1598) 한교가 편찬한 무예 6가지로 구성한 《무예제보》와 영조 35년(1759) 정조의 부친인 사도세자(1735∼1762)가 무예 18기를 가지고 편찬한 《무예신보》와 한·중·일 삼국의 서적 145종류를 조사·분석·탐구하여 편찬된 종합무예서적이다.
특히 정조가 영향을 미친 인물은 그의 부친 사도세자였다. 사도세자는 《무예신보》를 편찬하는 등 군사력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었는데, 정조도 유년기 시절부터 부친의 영향을 많이 받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인지는 몰라도 《무예도보통지》의 서문에는 무예 18기란 이름이 사도세자로 인하여 비로소 완성되었다는 것을 언급하고 있다. 서문에서는 그동안 선진후기를 주장하던 기존의 병서에 반하여 단병무예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각 개인이 익힐 수 있는 24반 무예가 실려 있는 《무예도보통지》의 장용영 무사중심으로 널리 보급되어 기틀을 마련했다. 이러한 정조가 《무예도보통지》를 통해서 이루고자 하였던 것은 국가의 안위였던 상무정신이었을 것이다. 본디 상무란 ‘무예를 숭상함’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셋째, 정조가 오늘날 우리들에게 정치적 덕성으로서 어떠한 시사점을 주고 있는가! 정조는 문무양도를 통해 인재양성에 있어서 덕성의 함양 그리고 왕권의 강화 및 국가안위를 위하여 문의 규장각 및 무의 장용영을 설립했다. 정조 그는 문무양도라 하는 문과 무의 도를 겸비한 조화로운 전인 인간상을 심어주기 위해 문무백관들에게 직접 궁술 시연 및 지도를 했다. 이러한 그의 궁술의 실력은 입신의 경지에 도달한 신궁이었다. 그는 활을 쏘면 50대 중에 49대는 과녁에 명중시키고, 1대는 무예관의 정신적인 불빛의 과녁인 허공으로 쏘아 문무백관들에게 군자로서 덕을 설파했다. 특히 정조는 화살 50대 중에서 49개를 과녁에 명중시킨 후에 남은 하나를 허공으로 날려 보내며 이르기를, 활쏘기는 참으로 군자의 경쟁이니, 군자는 남보다 더 앞서려 하지 않으며, 사물을 모두 차지하는 것도 기필하지 않는다(《弘濟全書》 第17卷, 正祖 16年 10月 30日)라고 하였다.
이렇듯 무소위의 깨달음뿐만 아니라, 승부를 대하는 군자의 마음가짐을 잘 나타낸다. 승부가 군자의 마음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은 군자는 이미 꾸밀 것도 없다. 이를 통해 높은 경지에 도달하면 다음은 그 무엇보다도 오르지 못한다는 말은 사심을 버려야 비로소 정상에 우뚝 설수가 있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정조의 마음[心] 도기유생의 추시 및 초계문신의 친시·재시에 관한 원전 기사내용이다.
왕은 말하노라! 마음이란 한 몸의 주재이며 모든 조화의 근본이다. 이치[理]로 체를 삼고 기운[氣]으로 용을 삼아 이치와 기운의 사이에 처하여 이치와 기운의 중추가 된다. 또한 묻건대, 이기에 섞이지 않고 단언한다면 이른바 마음이란 이치이냐 기운이냐! ‘깨닫게 되는 것[所覺者]’이란 마음의 이치이며 ‘깨달을 수 있다는 것[能覺者]’이란 기운의 신령함이라고 한다면, 깨닫게 되는 바[所]는 덕에 속하고 깨달을 수 있다는 가능[能]은 체에 속한다고 하여야 하지 않겠느냐! 성에 비하면 미미하게 흔적이 있고 기에 비하면 자연스럽고 또 신령하다고 한다면, 이치도 아니고 기운도 아닌 별도의 물체가 있다는 것이냐! 정은 본성의 움직임이며 뜻[意]은 마음의 발로라고 하면, 맹자가 사단을 논하면서 본성을 마음이라고 한 것은 어떠한 뜻이냐! 마음은 본성을 검속할 수 있어도 본성은 마음을 검속할 수 없다면, 정자가 심성을 논한 가운데 성이 마음의 근본이라고 한 것은 무슨 말이 있느냐?(《弘齋全書》 第51卷, 《策問》四)라고 했다.
그러기에 그는 언제나 정사를 마친 후 정신통일을 위해 춘당대에 나가 활을 쏘았다. 그는 궁술을 통해 자신을 다스리고 자아를 완성시켜 나갔다. 이를 통해 그는 마음을 다스려 ‘평상심이 곧 도이다’라는 평상심시도를 가질 수 있었다. 그리하여 정조는 평상심시도와 지행합일을 문무백관들에게 심어주기위해 춘당대에 나가 직접 궁술지도 및 대결을 실시했는데 원전 기사내용이다.
왕은 타고난 용지와 세상에 없는 신무로 수많은 역경을 겪으면서 뭇 탐관오리를 소탕하고, 태아를 손에 들고 왕강을 통치하면서 문무백관들이 그 속을 감히 엿볼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모든 사건을 시기와 상황에 따라 적재적소에 해결하였더라. ……(중략)……활쏘기에 있어서는 또 타고난 천분이어서 50발 중에 49발을 과녁에 명중시켰는데, 이때 왕은 이르기를, 무엇이든지 가득차면 못쓰는 것 이라고 하였더라(《朝鮮王朝實錄》 正祖, 《附錄續編》遷陵誌文)고 한다.
정조는 50발 중에 49발을 과녁에 명중시켰는데, 이때 왕은 이르기를, “무엇이든지 가득차면 못쓰는 것이라고 하였더라”했다. 마음에 있어서 무심을 강조했다. 아무리 권력을 가진 왕이라도 사심을 버려야 나라의 정사를 공명정대하게 펼칠 수 있었다고 믿었다. 정조에 있어서 궁술은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스승이자 무예신체관의 활동이었다. 무예관의 활동을 통해 그는 역경과 고난을 이겨낼 수 있었으며, 또한 국가의 정사를 공명정대하게 펼칠 수 있었다.
정조가 “무예를 보고 인하여 예자를 뽑아 운으로 삼는다”라는 무예관에 관련된 원전기사 내용이다. 호랑이 같은 무부들이 예기를 축적하여 단에 올라 북 한번 치매 서로 무예를 겨루누나. 넓은 마당에서 해마다 상을 두루 받았거니 너희들에 분부컨대 숙위를 삼가서 잘해다오(《弘齋全書》 第2卷, 《春邸錄》二)라고 했다.
따라서 정조 그는 심오한 정치의 이치를 문무백관들에게 설파하여 공명정대한 정사를 펼칠 수 있었다. 하지만 대한민국 광복 이후 70년 동안 역대 정부와 대통령들은 각종 부정부패에 휘말리어 각종 사회적 문제와 경제 파탄 그리고 남북문제에서도 여러 가지 사건들이 발생했다. 정조가 펼쳤던 정치적 덕성과 애민정치, 이 시대에 다시 한 번 꽃을 피웠으면 한다.
송일훈 박사(동아시아 무예전쟁사·문화교류정책 평론가)
전) 서울대학교 스포츠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
전) 용인대학교 무도연구소 연구교수
현) 용인대학교 무도연구소 전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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