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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 |
고조선과 진국(辰國; 삼한), 동·북부여, 고구려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고조선에 대해서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고조선은 기원전 2333년 단군왕검에 의해 건국된 것으로 인정 된다. 그리고 그 국가 형태는 현재의 국가처럼 중앙집권적인 국가가 아니라 고대국가의 특성 그대로 힘 있는 나라가 주변의 소국들을 제후국으로 삼아서 통치하는 연합 국가였다. 그러나 고조선은 단순히 소국들을 제후국으로 둔 연합국가가 아니었다.
신채호는 '조선상고사'에서 “기원전4세기경까지는 하나의 조선으로 삼경(三京)에 ‘신한’, ‘불한’, ‘말한’이라고 불리는 삼한(三韓) 즉, 단군이 각각 있었으며 그 중 ‘신한’이 대단군이고 ‘불한’, ‘말한’은 소단군이다. 소단군은 조선 전체를 통치하는 입장에서는 대단군을 보좌하며, 각각의 영역에서는 자신들에게 속한 소국들을 고유하게 통치하는 체제를 이루고 있었다.
즉 대단군을 조선왕(朝鮮王)으로 본다면 소단군은 일정지역을 불하받아 다스리는 조선후(朝鮮侯)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4세기경에 세 개의 조선이 연합을 깨고 분리하여 신·불·말조선으로 나뉘었고 그것이 이두문자로 진·번·막조선(眞·番·莫朝鮮)으로 기록된 것이다.
그렇다고 그 때 조선이 멸망한 것이 아니라 세 개의 조선으로 분리되어 각각의 한들이 조선왕이라 칭하며 존립했다. 삼조선 한들의 성씨는 신조선은 대단군 왕검의 자손으로 해씨, 불조선은 기자의 후손으로 기씨, 말조선은 왕부의 잠부론에 의해 추정해 보면 한씨이다”라고 했다.
그의 이론에 의하면 불한 조선후인 기씨가 스스로 신한 조선왕인 해씨에게 반기를 들고 일어나 스스로 자신도 신한 즉 왕이라 칭함으로써 삼조선으로의 분립국면을 개시하였던 것으로 불한이 스스로 왕이라 칭한 것은 기원전323년 연이 칭왕(稱王)한 뒤이므로 기원전323년보다 늦은 기원전 4세기경이라는 것이다.
또한 신·말·불 삼한(三韓)이 이두문으로 진(辰)·마(馬)·변(卞)으로 기록된 것이며, 세 개의 조선이 연합국에서 분리되면서 삼한이 다스리던 영역을 표시하게 된 것이 삼한으로 알려진 것인데 이것을 반도 남부에 있던 남삼한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또한 고조선의 삼한은 각각 5가를 두고 평시에는 국무대신으로 전시에는 장군으로 삼았다고 했다. 고조선이 세 개의 조선이 연합이라는 근거를 '사기', '위략', '삼국지' 등의 기록에서 찾았으며, 특히 '사기'「조선열전」에 기록되어 있는 ‘진번조선’과 ‘진막조선’이라고 기록된 것이 세 개의 조선을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국가 형태는 쉽게 이해할 수 없겠지만 고조선에 대한 기록이 부족한 반면에 그 기록이 전해지는 진국(辰國)의 경우에서 찾아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우리가 진국이라고 부르는 나라는 소위 삼한(三韓)이라고 부르는 마한(馬韓), 진한(辰韓), 변한(弁韓)의 연합국을 지칭하는 것이다. 물론 고조선에서 왕을 지칭하던 삼한과는 다른 의미다.
진국은 고조선이 세 개의 조선으로 분리되던 기원전 4세기경이나 혹은 그 이전에 건국된 나라이기에 건국과 국가형태에 대한 기록이 고조선에 비해 훨씬 더 소상한 것으로, 그 국가체제를 보면 고조선의 국가체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진국이라는 나라 이름을 처음으로 전한 역사책은 '사기'다. '사기'의 판본들 가운데에서 가장 이른 시기의 것인 송(宋) 판본에는 <진반곁의 진국>으로 되어 있고, '사기' 조선열전을 그대로 옮겨 쓴 '한서' 조선열전에는 <진반 진국>으로, '자치통감'(권21, 한기)에는 간단히 <진국>으로 명백하게 기록되어 있다.
진국이 기원전 4세기 이전에 존재했다는 것은 '삼국지 위서 권30 한서'에 의하면 ‘진역을 피해 망명자들이 마한으로 와서 6개의 마을을 이루었다’고 하였는데 이것은 '삼국사기' 신라본기 혁거세거서간 1년조에 ‘고선유민들이 산골짜기에 나뉘어 살면서 6개의 마을을 이루어 진한 6부로 되었다’는 기록과 일치하는 것으로, '위략'에 연소왕(기원전311-279년)때 진개가 고조선을 침략하여 그 서쪽 영토를 탈취하였다는 기록과도 일치하는 것임으로 고조선 난민들은 전쟁을 피해 한반도로 유입되었고 삼한은 이미 존재했던 것을 알 수 있다.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칼럼니스트/영토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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