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길청 칼럼 > 싱가포르의 새로운 도전

심귀영 기자 / 기사승인 : 2019-07-01 11: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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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는 원래부터 사람을 경제성장의 잘 훈련된 생산도구로 삼는 나라이다. 그래서 이전부터 초등학교 교문에 가면 people developer라고 쓰는 나라이고, 중학교 교문에는 value added라고 적는 나라이다. 엄연히 성적에 따른 서열이 분명하고 각 급 학교 별로 또한 개별 학생별로 격차가 엄격한 나라이다.

 


우수한 학생에게는 학년을 넘어서는 조기학습 제도도 있어서 중학교에 가면 각 학교에 학급이름에 express라는 무슨 열차 같은 학급 이름도 있다.
우수한 성적의 학생들은 학년이 올라 갈수록 또래의 학생들과 어울리며 미래의 나라를 이끌 상류 엘리트 사회를 준비하게 하는 여러 가지의 사회적인 울타리가 있는 나라이다.


그런 싱가포르에 작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바로 유치원이다. 어느 중상층 동네의 유치원 정문에 가보니 inspiring young mind 라는 슬로건을 내건 것이다. 그런가하면 scholars beautique 라는 이름의 선생님 라운지도 내부에 보였다. 또 내부에는 a home away from home 이란 슬로건도 걸려 있었고, nurturing confident learning 이란 글귀도 있고, development creative minds란 단어도 눈에 들어왔다. 하나같이 사람의 숨어 있는 자연스러운 잠재력을 키우고 저마다의 개성을 존중하는 유치원 교육과 보육의 방침들이다.


이런 변화가 지금 와서 왜 이렇게 중요한가. 한마디로 지금 싱가포르는 사람들을 자유롭고 개별적이고 고유한 가치로 다시 보기 시작한 것이다. 그 이전에는 사회가 정해놓은 필요한 수준의 인력으로 규정대로 수준별로 성장하도록 정돈된 교육환경에서 자랐다면, 이제는 사람들이 저마다의 다른 가치로 인식되고 발전하고 기여하도록 유아교육부터 교육지침을 변화시키는 것을 보았다.


그들에게도 이렇게 4차 산업혁명이 닥쳐오고 있는 것이다. 싱가포르는 전체 산업의 25-30% 정도를 꾸준히 제조생산과 가공조립 등으로 지켜오는 나라인데, 이제 인공지능이 만드는 생산시스템의 스마트 공장이 등장하면서 점점 사람들을 공장으로 보내는 일이 어려워진 것이다.


점점 제조업으로 사람을 투입하는 것이 어려워지게 되면 작은 도시국가인 싱가포르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궁금하지만, 지금 변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아 그들은 인간의 창조성을 키우는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사람이 가진 기계인간보다 월등한 차이를 상상력에서 발견한 것으로 보인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진 창조성과 상상력은 어린 시절부터 키우고 발견하고 북돋아 주어야 한다. 싱가포르 그들은 지금까지 그들이 엘리트 고등교육에 심취하던 나라에서 다시 유아교육에 몰입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싱가포르는 그동안 지정학적인 이점으로 물동량을 모아서 다시 분류하는 환적항으로 발전해왔다. 그런 역할을 지원하기 위해 금융과 무역기능이 발달하고 해사업무와 선박업무와 종합물류와 고객서비스가 발전한 나라이다. 또한 글로벌 부유층의 거주와 교육과 투자를 자유롭게 해주는 활동공간을 제공하는 나라였다.
요즘 우리나라 학교교육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대학이 지금 길을 잃고 있다. 도대체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치고 안내해야 하나.


누구는 자격증 공부를 하고, 누구는 공기업 시험을 준비하고, 누구는 대기업 스펙을 쌓는 대학은 이제 더 이상 미래가 없다.
이제 그 역사적인 새 출발은 유치원에서 어린이집에서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데 지금 그 일도 그렇게 여의하지가 않다. 온 국민이 주지하다시피 우리 유아교육 현장은 지금 제도운영의 사회적 규칙을 정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정말 유아교육은 앞으로 어떻게 어떤 방향으로 또 어떤 내용과 철학으로 해야 하는지 그 문제에는 국민들의 논의가 참 부족하다.


우린 사실 인격교육적인 면에서 보자면 다른 어떤 민족보다 우수한 유아교육의 기틀을 가지고 있다. 신언서판의 덕목으로 어려서부터 글 배우기에 힘쓰고, 붕우유대로서 친구를 삼아 정리를 다하고, 충효의 가치를 숭상하여 나라와 부모에 충성하고 효도하는 도리를 절대가치로 삼아 항상 어려서부터 언행과 몸가짐을 신중히 하고 책임감 있게 삶을 실천하는 나라이다.
인문의 소질은 누구나 출중하고 문화의 정서적 함양은 참으로 넉넉한 우리 민족이다.


몸을 청결히 하고 일상을 정갈히 하고 정신을 하나로 모으는 일은 누구나 틈이 나면 소소히 실천하는 민족이다.
이제 여기에 덧붙이자면 누구나 자기 인생의 개별적 성과에 소박하지만 집중하고, 일상의 과정적 진화에 진지하게 몰두하고, 삶의 목적을 각자 정립하고. 관계의 의미를 나름대로 살펴서 잘 정돈하는 그런 정신질서 관리의 전인격적인 단계별 교육이 필요한 우리이다.

 
그렇다면 유아기는 어떤 것을 더 익히고 더 배우고 그리고 행동하고 실천해야 할까. 이런 논의가 국민들의 사회적 의제가 되려면 더 큰 탁상 공간을 매일 부질없이 채우고 있는 정치인들의 미래 없는 당파적인 정쟁은 사라져야 한다.


크기에 비해 아직은 사회정의가 부족한 기업도 어린이의 미래를 위해 환골해야 한다. 안녕과 평화가 깃들어야 할 우리사회는 어린이의 천국이어야 한다.


미국이 지금 결연히 그려가고 있는 지난날의 강한 선진국으로의 회귀욕구에는 그들이 다시 미국 어린이들에게 더 강하고 밝은 조국의 미래를 주기 위함이라고 트럼프가 한말이 생각이 난다.


장차 미국이 다시금 강한 나라를 그들의 어린이에게 물려준다면 우리는 어떤 나라를 물려주어야 할까. 이제 우리 어른들이 그 대답을 해야 할 차례이다.

 

엄 길청 (글로벌캐피탈리스트/글로벌경영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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