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길청 칼럼 > 좋은 일이나 잘 해야 할 일

심귀영 기자 / 기사승인 : 2020-02-03 11:4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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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정당들이 여러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이제는 점점 개인들의 경제활동 기회가 줄어들고 국가로부터의 사회적 배분이나 공적인 이득의 공급이 국민들에게 늘어나야 된다는 점에서 정치는 국민 개개인에게 더욱 중요한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마침 2020년 1월에 여당에서 청년과 신혼가정을 위한 주택을 10만호를 공급한다고 발표를 했다. 반가운 일이고 정말 잘 추진되길 바란다. 그런데 그 발표에 붙은 혹이 하나 있는데 바로 신도시형 공급이란 점이다. 아마도 지난 3기 신도시 공급으로 인해 부닥친 해당지역 주민들의 저항을 고려한 정책보강으로 보이기도 하고, 수도권의 광역교통망을 활용한 정책으로 보이기도 하다. 또 그 청년신도시 인근에 벤처단지도 만든다고 한다.


그러나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를 생각하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도시기반 조성과 주택공급이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나라 건설부동산 정책의 특징은 임기 내에 당장에 큰 효과가 나게 하기 위해 특정단지형 또는 신도시형 압축모델을 사용하는 사례가 많다.


그러나 세상은 점점 역사적인 장소의 재활용과 기존 삶과의 융합과 오랜 도시와의 통합으로 변해가고 있다. 런던이나 뉴욕이나 도쿄나 파리가 지금 한창 이런 식으로 젊은이를 받아들이고 서민들을 도심에 포용하고 있다. 당연히 글로벌 기업들이 이런 도시를 찾고 있고 지역별 업무센터를 이런 도시로 이동시키고 있다.


토론토는 과거 주변의 넓은 지역을 활용하여 여러 지역을 산발적으로 개발하여 새로운 주택을 공급한 적이 있다. 그러나 도심과의 고리가 멀수록 도시는 낮은 경제적 가치를 감당해야 하고 어떤 지역은 도시를 만들고 나서 주민들이 다시 가까운 지역으로 옮겨와서 텅 빈 신도시가 된 적도 있다. 지금은 토론토도 도심을 다시 고층으로 재생하는 방식으로 글로벌기업과 미래 젊은 국민들을 받아들이고 있고 토론토 시내도시를 스마트화 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대도시와 교통시간만 단축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생각을 아직도 가지고 있다. 과거에도 경부선 라인에 신도시를 주로 공급한 것은 고속도로의 힘을 얻고자 한 것이었으나, 그 효과는 고속도로의 출발지인 강남구와 서초구에 돈과 사람을 몰아주고 경기남부의 고속도로 변의 논밭을 다 아파트로 바꾸고 강북을 텅텅 비게 하는 것으로 귀결되었다. 요즘은 경기도 화성과 시흥, 평택의 고속도로나 전용도로 주변의 논밭이나 해안가가 정말 난리가 아니다.


지금도 주민들이 안타까워하는 일산신도시도 과거 한강의 범람으로 새로 축조한 제방을 자유로로 만들면서 그 도로망 연결선상의 앞뒤로 신도시를 연속적으로 집어넣어 행신, 화정, 탄현, 중산, 운정, 대화 등으로 도시가 확대되게 함으로써 신도시 주민정착과 주민응집의 효과를 분산시켜 오늘의 지역경제의 어려움을 가져오게 하였다.
그런데 또 그런 방식을 생각한다면 이제는 생각을 고쳐야 한다. 서울과 인근지역의 균형의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산업혁명 시대에 장차 젊은 국민들이 어디서 힘을 발휘하게 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와, 서민들이 어디서 도시의 보호와 국가의 안전망 속에 들어와야 하는 가의 문제이다.


런던은 킹스크로스라는 런던 북부의 중간거점의 역세권을 다시 살려 그 주변의 낙후된 서민들의 거주지와 젊은이의 생활거점에 활력을 만들어주고 있다. 뉴욕은 허드슨야드라는 철도역 주변을 다시 대대적으로 살려 상대적으로 낙후된 맨해튼의 웨스트사이드를 살리고 젊은이들과 서민들의 거점을 회복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


과거 천편일률적으로 같은 높이의 낮은 집만 짓게 하던 파리도 한 때 우리처럼 만든 라데팡스의 외곽 고층 신도시가 허접해져서 다시 그 안을 채우느라 애를 먹은 기억으로 인해, 지금은 세느강 주변의 도시지역을 6구, 7구, 15구 등을 중심으로 고층으로 만들어 젊은이들과 벤처기업을 부르고 있다.


자고로 글로벌 벤처기업들은 글로벌도시가 아니면 가지 않는다. 샌프란시스코나 싱가포르가 갑자기 벤처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도시 안에 벤쳐단지와 주거단지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균형 발전의 요구가 큰 해당 지역의 주민들과 정치인들의 고충은 이해하지만, 도시란 한번 만들면 없애지도 못하고 정책만 믿고 입주한 초기 입주 국민들만 항구적으로 볼모가 되고 만다.


차제에 저렴한 사회주택을 많이 짓더라도 해당단지 안에 품격 있는 문화생활 공간과 주민공동체 공간은 정부가 돈을 들여서 잘 만들어주어야 한다. 지금 서울의 특정지역의 민간주택 집값은 바로 이런 요인으로 더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와 런던이 한 때 사회주택을 저렴하게 공급한 것은 잘 했으나 내부 공유공간이나 외부환경 조성이 현저히 부실해서 결국은 사람들이 돈이 생기면 인근의 민간주택으로 이사를 가서 인근의 민간주택 가격이 더 오르는 실패를 보았다.


지금은 싱가포르가 상당히 나아진 커뮤니티와 퍼실리티 공간 제공으로 서민주택을 품위를 가진 어퍼더블하게 만들고 있으며, 런던은 아예 사회주택을 민간으로 전환시켜주어 주민들 스스로 집안 내부나 공동공간을 잘 가꾸도록 해주고 있다.


정치인들은 당장의 실적만 생각하지 말고 삶의 근본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고려가 중요하다. 도시가 오래된 곳은 그만한 이유가 있고 그 역사적 도시기반은 후대에게 지속적으로 공유되어야 한다. 왜 문화적 젊은이들이 서울의 북촌이나 종로3가나 서촌으로 왔겠는가.


지방도 도시마다 외곽의 새로운 개발이 아닌 도시내부의 빈공간이나 재생공간을 잘 살려서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통합과 삶의 융합으로 청년들과 신혼가정과 벤처기업들을 돌보았으면 한다.

 

8천만청지기엄길청/글로벌경영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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