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일 치의학 박사 칼럼] 콜라가 사람 잡네!

김장수 기자 / 기사승인 : 2017-06-15 15: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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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치과 윤종일 치의학 박사] 진료를 하다 보면 종종 영구치 전체가 몽땅 썩은 환자를 보곤 한다. 몇 년 전 일이다. 표정과 말이 없는 조용한 고등학생이었다. 앞니부터 어금니까지 안 썩은 데가 없었다. 다소 난감한 상황이었다. 여러 번에 걸쳐 차근차근 치료를 했다.

 

그런데 얼마 안 가서 때운 부위 주변으로 또다시 썩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더욱 더 난감한 상황이었다. 어머님께 잘 설명 드리고 다시 치료를 했다. 혹시라도 전에 치료가 미흡하지 않았느냐는 오해를 받기 십상이었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그 아이는 몇 달을 못 가서 또 몇 군데 충치가 생겼고 올 때마다 또 치료를 했다. 충치의 진행 속도는 사람마다, 치아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이 학생의 경우 충치가 너무 빠르게 진행되었다.

 

처음에는 치아 표면만 썩다가 점점 심해져서 어금니 몇 군데는 신경 치료까지 하게 되었다. 칫솔질을 전혀 안 하는 것도 아닌데 의아했다. 처음에는 치아가 약하고 칫솔질이 충분하지 못해서 그런가 보다고 생각했는데 중간에 너무 이상해서 어머님께 자세히 물어봤더니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아이는 콜라 중독이었다. 단 하루도 콜라 없이는 살 수 없고 하루에 보통 1.5리터 콜라를 2개 이상 먹는다고 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거의 매일 자기 전에 콜라를 먹고 자는데 종종 콜라를 입에 머금은 상태로 잔다는 것이다.

 

잠자는 6~8시간 동안 치아를 약화시킬 수 있는 콜라에 매일 노출된 것이다. 콜라에 오래 접촉하면 치아가 상한다는 실험 결과는 대부분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잠깐 접촉한 후에 깨끗이 씻어 내면 그 영향을 최소화 시킬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그 아이가 입안의 치아들 사이사이 틈새에 콜라가 스며들어 있는 상태로 잠을 잔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치료를 아무리 해도 조금만 지나면 충치가 생겼던 것이다.

 

나는 어머님께 자세히 말씀 드리고 아이와 직접 얘기했다. 그 학생에게도 콜라를 마시고 자는 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젊은 나이에 치아를 많이 뺄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얘기하면서 최대한 당부했다.

 

그 결과 학생의 상태는 얼마 동안 호전이 되었다. 하지만 완전히 콜라를 중단하지는 못했다. 치료를 마친 후에 짧은 간격으로 검진을 했는데 몇 년 전부터는 오지 않아 아쉽지만 최근의 상태는 알 수 없다.


환자를 치료하다 보면 일반적이지 않은 개인적인 습관 등도 치료 결과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잠자기 전에 입안에 음식물이 고여 있지 않도록 칫솔질을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새삼스레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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