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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 |
진국의 종주국은 마한으로 ‘마한국 진왕’이라고 표기된 것을 보더라고 마한 왕이 진국의 왕을 겸하는 것이었고, 변한과 진한은 연합국가의 하나로서 각각의 나라에 속한 소국들을 통치하며 마한과 연합하여 더 큰 연합국인 진국을 형성하고 있던 것이다.
그렇게 연합국가를 형성하고 있던 이유는 여러 가지지만 그 중 가장 큰 이유는 진왕인 마한왕은 소국들을 군사단위로 편성하고 병역의무를 지게 함으로써, 교통이 불편하고 군대의 기동력이 낮았던 당시의 조건에서 국가의 안전을 위한 합리적인 조치였다.
특히 변방소국들인 경우에는 그들 자체의 군사력에 의거하여 나라의 국경을 지키게 하였다는 기록에서 알 수 있듯이, 전쟁이 나면 나라의 중심까지 적을 끌어들이지 않고 변방에서 퇴치하고자 했던 것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진왕은 마한의 경우에는 자신이 직접 통치했으나 변·진한의 왕들을 통하여 지방행정단위인 소국들을 정치, 경제, 군사 등 여러 분야에서 통치했던 것이다.
'삼국지'「위서」 30 「동이전」 (韓)편에 의하면 마한은 54개의 소국이었으며 진한, 변한은 각각 12국의 소국을 가지고 있었다. 마한의 54개국은 “원낭국, 모수국, 상외국, 소석색국, 대석색국, 우휴모탁국, 신분활국, 백제국, 소로불사국, 일화국, 고탄자국, 고리국, 노람국, 월지국, 자리모로국, 소위건국, 고원국, 막로국, 비리국, 점리비국, 신혼국, 지침국, 구로국, 비미국, 감해비리국, 고포국, 치리국국, 염로국, 아람국, 사로국, 내리비국, 감해국, 만로국, 벽비리국, 구사오단국, 일리국, 불미국, 지반국, 구소국, 첩로국, 모로비리국, 신소도국, 고랍국, 임소반국, 신운국, 여래비리국, 초산도비리국, 일난국, 구해국, 불운국, 불사분야국, 원지국, 권마국, 초리국”이며, 진한과 변한의 24국은 “이저국, 불사국, 변진미리미동국, 변진접도국, 근기국, 난미리미동국, 변진고자미동국, 변진고순시국, 염해국, 변진반로국, 변락노국, 군미국, 변진미오야마국, 여담국, 변진감로국, 호로국, 주선국, 마연국, 변진구야국, 변진주조마국, 변진안야국, 변진독로국, 사로국, 우중국”이라는 것이다.
위에서 보면 백제 역시 마한의 소국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한의 54개 소국은 총 10만여 호에 달했고 진한, 변한의 24개 소국은 총 4만~5만 호’라고 전하고 있다.
진국이 소국들로 이루어진 삼한이 연합한 국가이면서 그 중앙에는 마한 왕이 변한과 진한을 통합해서 다스리며 변한 왕과 진한 왕에게 각각의 영역을 다스리게 했듯이 듯이 고조선 역시 소국들을 다스리는 삼한이 존재하는 가운데 신한이 대단군으로 전체를 다스리고 나머지 두 한은 소단군으로 대단군을 보좌하는 동시에 각각의 영역을 다스리게 했던 커다란 연합국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거대한 고조선을 구성하고 있던 민족은 누구인가?
고조선에 대한 기록을 단편적으로 남기고 있는 중국 옛 역사책들에는 고조선과 그 뒤를 이은 부여와 고구려를 구성하는 민족에 대해 ‘예(濊)’, ‘맥(貊)’, ‘한(韓)’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기록하고 있다.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지리서인 '산해경'에 따르면, 황해의 안쪽과 발해(渤海)의 북쪽에 나라가 있으니 이름을 조선이라고 했다. 그리고 조선은 열양(列陽)의 동쪽에 있고… 열양은 연(燕)에 속해 있다고 기록함으로써 고조선의 위치를 설명하고 있다.
또한 기원전 3세기의 기록인 '여씨춘추' 「치군람」에는, 발해만 동부의 바다가는 예족(濊族)이 살고 있던 곳’이라고 기록함으로써 고조선을 예족의 나라로 표현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사기(史記)'「소진열전(蘇秦列傳)」에서는, 연(燕)나라 동쪽에 조선과 요동(遼東)이 있다고 했고 같은 '사기'「흉노전(匈奴傳)」에서는, 연나라의 하북 상곡이 동쪽으로 예맥조선(濊貉朝鮮)에 접해있다고 기록해 놓았다.
'사기'에서 말하는 연나라는 하북성에 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사기'「연소공 세가」에 의하면, 고대 중국인들이 ‘맥’이라고 불러온 족은 난하유역까지 차지하고 역대로 중국 동북방의 연나라 북부 변경을 위협하였다고 한 것을 보면 고조선을 ‘맥’ 혹은 ‘예맥’족의 나라로 불렀다는 것에 대해 의심할 바가 없는 것이다.
'사기'에서 연나라 동쪽을 ‘예맥조선’이라 하고 또 ‘맥’이라 했으며 '여씨춘추'에서는 ‘예’족이라 했으니 결국 이들은 모두 고조선을 지칭하는 말로 고조선을 이루는 민족을 말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증명하는 것은, '사기' 권110 「열전 제50 흉노전」에는, 조양자가 구주산을 넘어 대를 무찔러 병합하고 호(胡), 맥(貉)에까지 공격해 들어갔다('색은'을 살펴보니 맥(貉)은 곧 예(濊)이다)라고 한 것을 보면 결국 예족이 맥족이라는 것을 의심할 바 없는 것이며 때로는 예맥족이라고 지칭했던 것도 사실이다.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칼럼니스트/영토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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