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길청 칼럼 > 지금 무엇이 중한 가

심귀영 기자 / 기사승인 : 2018-12-10 13: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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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활동의 상태를 진단할 때 경기순환(business cycle)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호황이다 불황이다 이런 용어도 그런 경기흐름의 진단을 표현하는 국면이다, 그 경기변동이 순환기적인 성향을 많이 가지고 있어 경기변동이란 표현도 사용한다.

 

 

투자와 생산과 재고와 판매, 고용, 가동률 등의 기업동향이 경기를 설명하는 주요한 변수가 된다. 그동안 이러한 자연스러운 경기흐름을 이끌어내기 위해 글로벌시장 질서를 완전자유시장 환경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해왔다. 정부의 간섭을 줄이고 정보와 거래를 투명하게 하도 제반 거래비용을 최소화하는 등의 노력들이 다 그런 것들이다.


세계가 같은 수준과 부류의 기술과 품질을 겨냥하며 가격과 성능을 바탕으로 생산과 판매를 경쟁적으로 펼치던 시절에는 우리 같은 수출주도형 국가는 경기변동의 주 요인이 해외 수요로부터 많이 발생하여 수출신용장 도래나 원자재 가격과 생산과 수입동향 등의 자료를 가지고 많은 사전적인 판단을 하곤 했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장기변수는 기업들의 설비투자에서 나타나고, 중기적 변수는 고용이나 임금지표에서, 그리고 단기적 변수는 상품가격이나 재고관련 지표 등을 많이 살펴보곤 했다.


그런데 작금의 세계경제는 그런 시장구조의 차원을 벗어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우선 반도체만 하더라도 가격이 장기적으로 높아지면 수요가 줄거나 생산을 늘려서 재고가 증가하는 양태가 나와야하지만, 몇 개의 소수 글로벌공급자들은 생산량과 재품성능을 스스로 조절하면서 생산자주도형 최적화 경영모델을 차츰 만들어 나가고 있다. 여간해서 무리한 동일한 제품의 재고를 낳거나, 또 설비를 증설한 후 생산증가에 따른 판매부진으로 자금부담에 빠지지 않으려는 노력을 경주해 결국은 지속가능한 경영을 하려는 노력들을 본다.


이번 GM에서도 보듯이 자동차생산을 세계각지에서 하는 글로벌 메이커들은 지역별로 생산량 분담을 조절하며 서로가 웬만하면 많은 재고의 늪에 빠지려 하지 않는다. 생산이 늘어나는 제품의 관련 원자재를 산지에서 선점하는 국제투기자본도 이제는 점점 그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최근에 산유국들은 스스로 생산량을 줄여서 점점 약화되는 유가결정력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 이전 같으면 비산유국들에게 돈을 더 받기 위해 산유량을 줄이려했다면 이젠 그나마 현재의 유가라도 지키기 위해 산유국들이 감산을 결정한 것이다.


그런데 지금 왜 이런 일들이 지구촌에서 벌어지고 있는가. 이는 다름 아닌 선진국들의 경제위기가 아직도 다 치유되지 못한 탓이다. 치유라기보다 새로운 국가운영의 혁신의 동력을 아직 다 이끌어내지 못한 때문이다. 미국만 해도 금리가 아직 그들의 안정된 통화가치를 지키기 위한 수준으로 다 돌아오지 못했고, 영국만 해도 브렉시트라는 탈 유럽 선택으로 국수적인 국가운영의 길을 걷고 있지만 아직도 구체적으로 얻은 것이 가시화되지 못한 상황이다. 게다가 독일과 일본은 다시 경기가 일시적으로 후퇴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임금이나 고용의 혁신이 필요한 이탈리아는 그나마 조금 혁신이 되는가 싶더니 다시 포플리즘 정치가 문제를 키우고 있다.

 
한마디로 지금껏 글로벌경제가 지향하였던 완전한 자유무역과 선의의 경쟁질서와는 너무도 거리가 먼 국가이익주의가 만연한 상황이다. 물론 그 중심에는 미국이 있고, 더 정확히 말하면 앵글로 섹슨이 있고, 또 더 세밀히 말하면 미국에 그들의 생산거점이던 러스트 벨트가 있다. 트럼프는 지금 그곳으로 세계의 생산을 모아가려고 하는 것이다.


우리가 이 시점에서 국민들의 치열한 안보와 사상 논쟁 속에서도 현 정부를 중심으로 긴 세월 적대적 관계이던 북한에 대해 여러모로 선한 대북관을 가지고 개방적인 대북정책을 펴는 것도 우리 역시 민족감정 회복이라는 하나의 시대적 맥락일 수도 있다.

 
이처럼 미래의 국가 간의 상거래 질서가 최근 미국과 중국과의 사이에서 보듯이 완전한 자유거래시장의 투명한 세상이 아니라면, 웬만한 나라들은 국가차원의 성장과 민생안정을 위해 주도적이고 독자적인 정책의지의 행사가 점점 어려워질 상황이다.


결국 우리나라만의 전가의 보도가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우리에겐 있는데 세계에는 없는 것들이 많아야 한다. 또 우리는 할 수 있는데 세계는 하기가 어려운 일들도 적지 않아야 한다.


우선 생산경제의 모델을 가지고 있는 우리는 정보기술, 소재개발, 에너지생산의 3요소는 꼭 가지고 있어야 한다. 우린 지금 이 3요소 중에서 에너지를 빼고는 모두 잘 작동 중이다. 그러나 에너지 또한 시간이 가면 상당한 기반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 신재생에너지나 대체에너지, 연료전지 등의 부문에서 우리나라는 상당한 실력 있는 기업과 지식과 인력을 가지고 있다. 모름지기 기업이라면 이런 일을 하고 있어야 하고, 삶의 수단을 사회에서 찾으려는 집안이라면 이런 일에 관여도가 높아야 한다.


요즘 소득의 계층 간 격차확대나 지역 간 격차확대는 다 이런 차이 때문이다. 과연 내 삶의 기초를 어디에 둘 것인가 하고 고민한다면, 또 미래를 위해 어떤 일들이 중요할까 하고 생각한다면 그건 가급적 생산 활동에 참여하려는 결정이길 권한다.


서비스산업은 사람들을 참여시키기는 쉬우나 우리처럼 자구의 가장 먼 지역에 있는 나라의 성장방식으로는 효율성이 낮다. 그런데 각 도시가정의 상황을 보면 생산에의 연관성이 아주 낮다. 그러면 결국 가구원들이 나라가 지역이 제공하는 일자리로 가야하거나 또 그로인한 보상도 아주 저렴하게 나온다.

  
얼마간의 여유 돈을 주식에 투자를 하던, 소유부동산으로 사업자산을 활용하더라도 가급적 개발자나 생산자에게 투자하고 참여하는 안목이 참 중요하다. 게다가 생산방식 혁신에 대한 초 지능적 운영체계가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이즈음에 생산시스템 개발과 운영의 기회를 가진다면 이는 참 잘한 결정이 될 것이다. 이제 곧 대학입시가 시작된다. 젊은 예비지성인들의 개발자와 생산자적인 도전과 관심을 당부한다.

 엄 길청(글로벌애널리스트/공익경영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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