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길청 칼럼> 경제언어의 품격

심귀영 기자 / 기사승인 : 2018-11-23 16:2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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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타임즈 심귀영 기자]이번에 서울을 방문한 국제결제은행(BIS) 아구스틴 카루스텐스 사무총장은 “한국은 거시경제가 안정적이고 물가관리도 좋은 편이며 금융시장도 평온한 나라여서 미국의 금리인상 여파를 잘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언급은 글로벌금융경제를 다루는 국제적인 전문가로서는 회원국가에 대한 최고의 찬사라고 보아야 한다. 특히나 20년 전 잠시 국제통화기금(MF) 신세를 졌던 우리나라로서는 감개무량한 평가이다.

 


그러나 우리가 보고 듣는 요즘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시중의 언어들은 참으로 감정적이며 무책임하고 저급하기까지 하다. 소위 기성 언론인들의 표현도 그러하고 자유논객들이 주고받는 블로거나 1인 미디어 소유자들의 언급이나 소셜 플랫폼을 운영하는 사이트의 뉴스운영 전략도 아주 자극적인 언사의 경연장이다.


주택가격이 불안정하다는 객관적 근거는 아무 것도 없는데 깡통주택이란 용어로 전세가격 약세전환을 다루거나, 잠재성장률 주변에서 글로벌 경제여파의 영향을 미조정(smoothing operation)대응하는 우리나라 전체의 거시경제를 놓고 파국으로 치닫는 경제운용이라고 보도하는 정치인이나 기성언론의 논설은 우리 조국에 대한 독설이상의 그 의미를 찾기가 어렵다. 이런 태도는 글로벌 언론이라고 다르지 않다.

 

다만 기업의 혁신투자와 도시재생 인프라투자를 사회적 분배의 틀에 갇혀서 아직도 막고 있는 현 정부의 정책은 분명한 실정이다. 이번에 온 BIS 사무총장도 시장경쟁력을 강화하고 인프라투자를 촉진하고 노동생산성을 제고하고 다자간 무역을 늘리라고 주문했다.


그런데 미국의 주가를 다루는 전문 방송들이 종일 쏟아내는 글자 역시 폭락, 급락, 급등, 경신 등의 자극적인 제목들이다. 그들은 평온한 투자자의 심성에 언제나 파문을 만들려한다.


경제는 수자로 채우는 경지의 실물세상이다. 경제는 가장 이성적인 판단과 합리적 추정의 세상이다. 그래서 언제나 어떤 현상이든 실상은 존재한다. 사람들이 자기의 심리세상에서 마음대로 말하고 내뱉는다고 그 현상이 쉽사리 달라지지 않는다. 그보다는 그런 영혼 없는 <못된 언사>들로 인해 귀가 얇거나 심약하고 경험이 부족하고 수중에 적은 돈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가슴만 조이게 하거나 공연히 들뜨게 한다.


경제나 경영을 다루는 애널리스트나 평론가들은 자기 일생을 자기 관찰 분야의 실상과 진실을 다루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다. 마치 우주의 별을 연구하는 천문학자나 미래의 기상을 내다보는 기상학자나 다를 바 없는 진지하기 그지없는 직업이다. 그리고 일반의 지성적이고 합리적인 시장참가자들에게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정황을 진단하고 신중한 대응을 조언한다.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 경제나 금융을 말한다면 앞의 BIS 사무총장의 언급과 거의 다르지 않고, 아직도 우리경제는 글로벌상황에 비해 비교적 견조한 상태이다. 따라서 지금의 주가나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한 현상은 지극히 단기적이고 설명 불가한 불규칙바운드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잔차(residual)상황이라고 한다.


만일 이란 상황에서 전략적인 장기보유자라면 서울주택이든 상장주식이든 기본가치에 비해 단기적인 투기적 수요가 분명히 들어간 아주 특정한 대상(개발소문 부동산이나 소형의 매집작전주식)이 아니라면 동요할 필요가 없어 보이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에서 서울주택과 상장주식은 언제나 가치와 가격의 관계가 상당히 검증이 가능한 합리적인 투자시장이다. 그 이유는 수자로 투자가치의 여러 컨텐츠가 추정되기 때문이다. 서울 주택보급률은 전국의 수준에 70%에 못 미친다. 기업들의 글로벌사업의 본부는 서울에 다 있다. 서울은 지방청년들이나 외국인 방문자들이 늘 거주자 수요를 늘려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서울의 집값은 40년 이상을 자유경쟁 가격이 아니라 정부의 엄격한 규제하의 통제가격이다. 상시 거품을 만들 수 있는 주택시장 상황이 아니다.


상장주식은 주가와 수익의 관계에서 다루게 된다. 소위 PER이나 PBR과 ROE로 기준을 잡는다. 수익에 비해 주가는 어떤지, 자산에 비해 주가는 어떤지, 자본에 비해 주가는 어떤지 마치 신체를 들여다보듯이 기업들을 들여다보고 수치를 알려준다.


삼성전자가 반도체도 놀라운 경영성과를 내는 것도 언제나 수자로 알게 되는 세상이다. 지금 글로벌반도체 가격은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정말 오래간만에 조정 중이다, 관련하여 삼성전자의 주가도 그러하다. 이것은 하나의 좋은 시즌이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긴 호황의 와중에 단기적으로 호흡을 정리하고 있다. ICT는 지능시스템으로 다루어지는 공급자시장이다. 거대한 공급자 플랫폼들이 항상 시장과 상생의 자세로 호흡하고 연결하여 선제적으로 공급속도를 관리한다.


그리고 첨단기술주 시장은 개발자들의 고독한 레이스이고, 그들과 함께 뛰는 투자자들의 연합마라톤이다. 이제 겨우 몇 발짝 가다가 멈출 양이면 아예 투자하면 안 되는 선호자집단(collective preference)형 시장이다. 그러나 일단 투자하면 시장의 주가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바라보는 미래의 비전을 공유하고 살아가는 소망이 있는 투자행동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의 상장주식은 여타 국가에 비해 제반 주가의 시장지표가 높지 않고, 첨단기술주들은 아직 새벽을 여는 정도의 개발수준이라 바이오라 할지라도 본질적인 가격거품을 논할 지점의 주가들이 대체로 아니다.


기술적으로는 상장주식이든 서울주택이든 이런 외부적 영향으로 또는 대중심리 변동으로 가격들이 분명히 약세를 보이면 장기매수 대기자금은 오히려 매수 타이밍을 잡아볼 만한 상황이기도 한데, 아직 그 정도의 본격적인 재정이익(arbitrage margin)이 날만한 깊은 조정 폭은 아닌 듯하다.


돈이 스스로 품격을 만들기 어려운 대상이어서 돈을 만지는 사람들이 품격을 만들어야 한다. 개같이 벌어서 정승처럼 쓴다는 말도 그런 함의로 오늘에 전해진다. 그런 점에서 근자의 우리나라 상장주식이나 서울주택은 설령 미국이 여기서 더 금리를 올려도 장기 보유전략을 흔들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우리나라 무역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있어 일반의 조금 여유 있는 개인가계재정(single family office)이라면 수출 호조기업들의 배당이익자산(stock and corporate bond))을 같이 공유할 필요성이 여전히 유효하다. 지난해에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율 보다 우리 상장기업들의 자산수익률이 더 높았다.

 

중앙정부 입장에서는 다른 지역과의 균형 문제나 빈부격차 문제로 늘 염려하는 문제이기도 하지만, 서울주택 역시 은행융자 규제여부 보다 무역수지 흑자기조가 가치설명력에서 더 중요한 변수라는 것도 분명한 이 시점의 팩트(fact)이다.

 

엄길청(글로벌애널리스트/공익경영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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